둥근 책/ 정숙자 둥근 책 정숙자 속독을 허락하지 않는다 갈피마다 바람 불고 여백에서 풀이 자란다 행간을 타고 세월이 흘러든다 오후 네 시/금요일/시월쯤으로 해 두자 이 모두가 쉰셋의 각도로 기울어진 나의 오늘이다 ․인간은 인간적일 때만 인간이다 ․열심히 기는 것이 나는 것이다 ․죽.. 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2010.09.19
전일 상품/ 정숙자 전일 상품 정숙자 먹다. 먹히다먹힌다먹혔다. 사라짐이 보이는 흐름이다. 먹는다먹었다,가 아니다. 먹히는 쪽은 늘상 눈을 뜨고도 먹 는 쪽을 먹지 못한다. 시냇물 대 바다의 관계를 신은 왜 풍 경으로 설정하였나. 그 단순한 그래프 아래 소용돌이치고 술렁이고 쓰러지는 줄기들. 밤낮으.. 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2010.09.19
이인일실(二人一室)/ 정숙자 이인일실二人一室 정숙자 해돋이마다 물을 갈아준다 그러나 내 환부가 아무는 만큼 꽃들은 죽어간다 물도 깜깜 썩어간다 그럼에도 꽃은 물은 서로를 돕고 있다 끝까지 살고 있다, -이것이 고요다 고요의 몸빛이다 담담히 에두르고 서 있는 꽃병 그만 자살에의 욕구를 내려 놓는다 몇십 .. 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2010.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