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그대의 얼굴/ 박호영

검지 정숙자 2022. 4. 8. 01:36

 

    그대의 얼굴

         아내에게

 

    박호영

 

 

  사십 년 넘게 다닌 

  오래된 길이 있습니다

  눈을 감아도 찾아갈 듯한

  익숙한 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 보지 않은

  또 다른 길이 있습니다

  나는 모르고 그대만이 아는

  가파르고 굴곡진 길입니다

  늘그막에 이르러

  그대 얼굴의 지도에서

  이제야 그 길을 발견하고

  나는 그대 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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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우리들의 얼굴 찾기 2 『너의 얼굴』에서/ 2022. 3. 22. <청색종이> 펴냄 

  * 박호영/ 2002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오두막집에 램프를 켜고』『아름다운 적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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