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얼굴
아내에게
박호영
사십 년 넘게 다닌
오래된 길이 있습니다
눈을 감아도 찾아갈 듯한
익숙한 길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 보지 않은
또 다른 길이 있습니다
나는 모르고 그대만이 아는
가파르고 굴곡진 길입니다
늘그막에 이르러
그대 얼굴의 지도에서
이제야 그 길을 발견하고
나는 그대 몰래 눈물을 흘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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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우리들의 얼굴 찾기 2 『너의 얼굴』에서/ 2022. 3. 22. <청색종이> 펴냄
* 박호영/ 2002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오두막집에 램프를 켜고』『아름다운 적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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