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화집에서 읽은 시

깊은 곳엔 은(銀)스푼/ 김삼환

검지 정숙자 2022. 4. 8. 01:30

 

    깊은 곳엔 銀스푼

 

    김삼환

 

 

  너의 얼굴은

  매일 보는 꽃무늬 찻잔

  빗금 많은 도마와 상큼한 행주

  가끔 얼굴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리 와인잔

  맑은 햇살에 드러나는 스테인리스 칼

  얼룩 많은 앞치마

  몇 번 입지도 못한 털 코트

  여행지 글자가 선명한 사기 접시

  아끼고 아끼던 구리 목걸이

  앞 베란다 유리창에 그려지는 성에꽃

  서랍장 깊은 곳엔 너의 銀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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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우리들의 얼굴 찾기 2 『너의 얼굴』에서/ 2022. 3. 22. <청색종이> 펴냄 

  * 김삼환/ 1991년『한국시조』 & 1994년『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풍경인의 무늬여행』『일몰은 사막 끝에서 물음표를 남긴다』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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