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산 첩첩 강 분분 외 1편/ 김승종

검지 정숙자 2022. 3. 16. 01:42

 

    산 첩첩 강 분분 외 1편

 

    김승종

 

 

  반도 서쪽 끝에서

  동쪽 끝 구순 어무이에게 전화한다

  어떻게 잘 지내십니까

 

  살기도 어렵고 죽기도 어렵지만

  극락이 따로 없구나

 

  한참 서로 말이 없다가

  늙은 어무이가 음송한다

  나무 나무아미타불

 

  십 남매 한 포대기로 업은 스무 살 어무이

  눈썹 새카맣지만 허리 희게 휘어

  첩첩 산 분분 강 겨우 건넜네

  

  이제라도 길을 나서

  어무이게게 가야 하리

  어무이의 극락으로

  산 첩첩 강 분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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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무정 有情無情

         비는 실실 오고 21

 

 

  잠 깨니, 그립던 비 실실 오고

  찬 기운, 부은 눈두덩 쓰다듬누나

  빈 거실에 멍청히 앉아

  비바람에 온몸 맡기다

  천지유정天地有情

  몸 가벼워지고 마음 비워진다

  한 달에 만 원 버는 서른다섯 청상靑孀 어머니

  푸른 피 새는 반년 심장 열여덟 라자

  방글라데시 꼴람둘라의 비바람

  빈 거실에 멍청히 앉아

  천지무정天地無情

  몸 가볍고 마음 비운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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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푸른 피 새는 심장』에서/ 2022. 2. 20. <파란> 펴냄   

  * 김승종/ 1957년 경북 안동 출생, 1995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머리가 또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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