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첩첩 강 분분 외 1편
김승종
반도 서쪽 끝에서
동쪽 끝 구순 어무이에게 전화한다
어떻게 잘 지내십니까
살기도 어렵고 죽기도 어렵지만
극락이 따로 없구나
한참 서로 말이 없다가
늙은 어무이가 음송한다
나무 나무아미타불
십 남매 한 포대기로 업은 스무 살 어무이
눈썹 새카맣지만 허리 희게 휘어
첩첩 산 분분 강 겨우 건넜네
이제라도 길을 나서
어무이게게 가야 하리
어무이의 극락으로
산 첩첩 강 분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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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무정 有情無情
비는 실실 오고 21
잠 깨니, 그립던 비 실실 오고
찬 기운, 부은 눈두덩 쓰다듬누나
빈 거실에 멍청히 앉아
비바람에 온몸 맡기다
천지유정天地有情에
몸 가벼워지고 마음 비워진다
한 달에 만 원 버는 서른다섯 청상靑孀 어머니
푸른 피 새는 반년 심장 열여덟 라자
방글라데시 꼴람둘라의 비바람
빈 거실에 멍청히 앉아
천지무정天地無情에
몸 가볍고 마음 비운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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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푸른 피 새는 심장』에서/ 2022. 2. 20. <파란> 펴냄
* 김승종/ 1957년 경북 안동 출생, 1995년『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머리가 또 가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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