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침묵
허형만
구름이 저리 어두울 수 있을까. 하늘이 심상치 않다.
금방이라도 비꽃 터질 것 같은 긴장이 가득한 허공을 새들이 나무 위에서 날카로운 부리로 쪼아댄다.
어디서 몰려오는지 눅눅한 회한의 냄새, 겨우 남은 불씨 하나 꼬옥 품은 쓸쓸한 어깨가 저기 안산을 넘어오고 있다.
한 편의 시가 태어날 순간의 침묵은 얼마나 두려운가.
저 구름 두께가 품고 있는 사유의 깊이를 나는 도저히 가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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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 2021-여름(82)호 <신작시>에서
* 허형만/ 1973년『월간문학』으로 시 & 1978년『아동문학』으로 동시 부문 등단, 시집『황홀』『바람칼』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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