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 시인
김상미
저 멀리 바람 부는 언덕 위로
그녀가 걸어간다.
최승자 시인.
그녀는 아무리 멀리 있어도
내 마음에서 한 번도 멀어진 적이 없다.
오랫동안 남자들의 시선에 지배 감금당했던 시를
과감히 버리고
오로지 자신의 시선으로 자신만의 목소리로
뜨겁고 명료하고 대담한 여성 시를 창조한 시인.
그 시들이 조금씩 그녀를 좀먹고
급기야는 통째로 그녀를 삼키려 들 때도
언제나 두려움 없는 그녀의 그물 가득 반짝이던
아주 쓰지만 아주 달콤하고 황홀한
그녀의 시들.
남몰래 그 시들을 잠 못 이루는 내 오르골에 담아
좋아라, 좋아라, 읽고 또 읽었던
내 문학의 오랜 영양수.
최승자 시인.
그녀가 저 멀리 바람 부는 언덕 위를
홀로 걸어간다.
멀리에서 바라만 보아도 빈 배처럼 우아하고
드넓은 평원에 핀 야생화처럼
너무나도 자유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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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사람』 2021-여름(100)호 <100호 기념특집/ 시인이 시인에게>에서
* 김상미/ 1990년『작가세계』로 등단, 시집『모자는 인간을 만든다』『우린 아무 관계도 아니에요』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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