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죄악 외 1편
송경동
인도 델리에 있는
마하트마 간디 추모공원에
생전에 그가 죄악시했던
일곱 가지 악덕이 돌에 새겨져 있는데
정말 통렬한 성찰이다, 일별하면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
노동 없는 부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다
간디의 소망대로 위의 일곱 가지 죄악이
근절되는 세상이 온다면
이 세상 모두가 얼마나 행복할까. 당연하다는 생각에
그가 빼놓았을 나머지 한 가지는
'저항하지 않는 인민'일 것이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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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형
역사를 일렬로 세우고
노동법을 집단으로 연행하고
진보정당과 민주노조를 해산시키고
국민의 절반을 좌파 블랙리스트로 사찰 검열 배제하고
모든 저항을 원천봉쇄하며
광화문 네거리에서 공권력 살인을 자행하던
박근혜가 구속되어 25년형을 언도받았다지만
도무지 신이 나지 않는다
1100만 비정규직이라는 처참한 종신 감옥
나는 정규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비정한 생존의 감옥
실업과 대출과 치솟는 물가와 월세 전셋값이라는 생활의 감옥
경쟁과 비인간화라는 싸늘한 감옥
분단의 노예라는 오래된 감옥
일상의 온갖 차별과 특권에는 눈감고 마는
안일과 망각의 삼중 사중 감옥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박근혜가 아니라
우리 아닌가 하는 서글픔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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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징학 연구소』 2021-봄(창간)호 <포스트 2000 시인_제1부/ 대표시/ 신작시>에서
* 송경동/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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