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시조>
이사
이송희
색을 잃은 감정들이 차곡차곡 담긴다
지나갈 사랑도 그 위에 놓인다
방안의 장롱 밑에는 수북한 먼지뿐
추웠던 계절들은 분리수거 되었을까
자꾸만 어긋나서 들썩이는 세간들이
아무런 저항도 없이
옮겨지는 중이다
벽에는 꽃무의 벽지들이 시들고
느릿한 더듬이로 갈 곳을 짚어본다
우리는 말을 버린 채
불안하게 실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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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린시학』 2020-겨울(97)호 <이 계절의 시조> 에서
* 이송희/ 2003년 ⟪조선일보⟫로 등단, 시집 『환절기의 판화』 『아포리아 숲』, 선집 『이태리 면사무소』, 평론집 『아달린의 방』 『경계의 시학』, 학술서 『현대시와 인지시학』, 저서 『눈물로 읽는 사서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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