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고사목/ 임성규

검지 정숙자 2021. 2. 24. 20:56

<이 계절의 시조>

 

    고사목

 

    임성규

 

 

  입안이 바싹 말라 

  숨을 쉴 수 없을 때

 

  기억을 잃지 않으려

  쳐놓은  

  금줄 한 가닥

 

  바위에

  뿌리를 대고

  푸른빛을 꿈꾼다

 

  직립으로 버틴 시간이

  시나브로 허물어져

 

  뼛속 깊이 새겨놓은

  얼굴이 사라지면

 

  드러난 뿌리 사이에서

  날아가는 흰나비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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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시학』 2020-겨울(97)호 <이 계절의 시조> 에서

   * 임성규/ 1999년 『금호문화』로 등단, 시집 『배접』 『나무를 쓰다』, 동화집 『형은 고슴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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