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구름표범/ 설태수

검지 정숙자 2020. 12. 19. 02:17

 

    구름표범

 

    설태수

 

 

  알 수 없는 방법으로 구름표범이

  록카위 동물원을 빠져나갔다,는 뉴스.

  역시 이름에 걸맞는 탈출이었군.

  구름을 붙잡아 둘 수는 없지.

  기기묘묘한 형태로 변하고 깨지고

  스스로 지우기도 하면서 아무런 소음 없이

  구름이 구름을 모르고, 간단없이 가고 가면서

  목숨도 가는 곳 모르고, 모른다는 사실만은

  금강석보다 더한 불변인가.

  '알 수 없는 방법'과 '구름' 간의 연결은

  어색하질 않아, 구렁이 담 넘어 가겠네.

  흔적 남기지 않는 점에서는

  단연코 구름이 압권. 그래, 구름

  표범이라니. 13시간 만에 신경안정제 사용으로

  생포되었다는데, 구름이 표범을 떠났기 때문.

  얼마나 구름을 만져보고 싶었기에

  표범 몸뚱어리에 슬쩍 얹어두었을까,

  아이한테 얻어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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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술가』 2020-겨울호 <예술가 신작시> 에서

   * 설태수/ 1990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우리들의 샹그릴라』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