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꽃병 속의 피/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0. 8. 9. 00:10

 

 

    꽃병 속의 피

 

    정숙자

 

 

  진전을 내재한다

  견딘 만큼 비옥해진다

 

  고뇌가 덜리면 사유도 준다

  그 둘로 인해 지속적으로 연역/발아하는 깊이와 빛을

  질투하는

  신은,

 

  회수한다

 

  (진정 고독을 사랑할 무렵)

 

  그렇다고 잃어진 그것을 위조해 가질 순 없다

 

  저쪽, 또는 우연만이 생산/보급하는

  그것은

  캄캄하지만

  자칫 죽음에 이를 수도 있지만

  결국 깨고 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혹자만의

  혹자를 위한

  그 두껍디두꺼운 어둠 속

  광학, 두 번 다시 얻을 수 없는

  석벽의 삶

  속의 앎

 

 

  ----------------

  * 웹진 『공정한 시인의 사회』 2020-8월호 <이달의 시인/ 신작시>에서

  * 정숙자/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뿌리 깊은 달』 등, 산문집 『행복음자리표』 『밝은음자리표』, <질마재문학상> <동국문학상> 등 수상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 프로젝트-52/ 정숙자  (0) 2020.08.11
실재와 실제/ 정숙자  (0) 2020.08.09
내 안에 누군가 내 안에/ 정숙자  (0) 2020.08.08
구기자 꽃/ 김종호  (0) 2020.08.08
묵계/ 허소미  (0) 202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