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짓다만 건물/ 이귀영

검지 정숙자 2020. 7. 23. 22:59

 

 

    짓다만 건물

 

    이귀영

 

 

  아직 그러하지 아니하여 다시 금빛 석양을 대한다.

  색채를 덧입어 발견되어지기를

 

  당신과 나 그와 나 편편이 기대어 애무하며

  두 편대 사이 영원한 질서

  당신과의 햇살 그와의 달무리를 입어

 

  짓다만 과거 짓다만 미래 검은 창 수두룩 열어 놓고

  구르는 나무도막과 조각 타일들

  한 줄기 햇살 生의 이야기들

  열린 뇌관에서 녹슬어 나오는 꽃술

  잔 밖으로 풀이 눕는 그곳에서

 

  두 팔 벌린 몸에 쏟아 내리는 낮과 밤

  게으름으로부터 미완의 音樂을 듣는다.

 

  시간이 살지 않는 공간

  어둠이 어둠으로 슬며 흐르며

  짓다만 건물 언젠가 금빛으로 떠오르기를

  지붕 없는 칸막이 없는 속삭임은

 

  내 모든 정지선이 걸작인데

  내 모든 빛이 오름인데

 

  나의 직선이 그의 곡선으로 갈 수 없는 영원한 미완이다.

  "직선은 人間의 線이고 곡선은 神의 線이다'*

    -전문-

 

 

    * 안토니 가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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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시』 2020-6월호 <신작특집시>에서 
    * 이귀영/ 1998년 『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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