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만 건물
이귀영
아직 그러하지 아니하여 다시 금빛 석양을 대한다.
색채를 덧입어 발견되어지기를
당신과 나 그와 나 편편이 기대어 애무하며
두 편대 사이 영원한 질서
당신과의 햇살 그와의 달무리를 입어
짓다만 과거 짓다만 미래 검은 창 수두룩 열어 놓고
구르는 나무도막과 조각 타일들
한 줄기 햇살 生의 이야기들
열린 뇌관에서 녹슬어 나오는 꽃술
잔 밖으로 풀이 눕는 그곳에서
두 팔 벌린 몸에 쏟아 내리는 낮과 밤
게으름으로부터 미완의 音樂을 듣는다.
시간이 살지 않는 공간
어둠이 어둠으로 슬며 흐르며
짓다만 건물 언젠가 금빛으로 떠오르기를
지붕 없는 칸막이 없는 속삭임은
내 모든 정지선이 걸작인데
내 모든 빛이 오름인데
나의 직선이 그의 곡선으로 갈 수 없는 영원한 미완이다.
"직선은 人間의 線이고 곡선은 神의 線이다'*
-전문-
* 안토니 가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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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0-6월호 <신작특집시>에서
* 이귀영/ 1998년 『현대시』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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