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박찬일
쓸모없는 얘기를 못하면 그게 어찌 인간이냐, 쓸모없는 얘길 할 줄 알아 인간이지. 늙은 아비 어미가 서로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하루를 보내기 때문입니다. 쓸모없는 말로 하루를 보내고, 쓸모없는 말로 詩를 채우는 인간입니다. 쓸모없는 詩를 물 쓰듯이 쓰십시다. 아무것도 안 되는 詩를 돈 쓰듯이 쓰십시다. 의미로 한몫하지 말고, 무의미로 한몫하지 말고, 쓸모없음을 실천하는 인간!이고, 쓸모없음의 쓸모없음을 믿는 인간!입니다. 믿습니다. 쓸모없음을 실천하는 인간!을 믿습니다. 쓸모없는 말이지만 쓸모없는 말이 하루하루를 구원하네요. 쓸모없는 말로 하루를 구원하니까 하루가 가요 인생이 가요, 장한! 일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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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시』 2020-6월호 <신작특집시>에서
* 박찬일/ 1993년 『현대시사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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