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표구
정숙자
첫눈 오는 날
생각하네
그 화려한 풍경 속에
다른 길로 가신 어여쁜 그대
세상이 만든 도덕률을
운명처럼 받들어
속으로 흐르던 피울음 소리
― 그대의 천지에도 눈 내리고
그대 또한 내 생각하고 있을까 ―
그리워하지는 아니하고
다만 오래도록 생각하네
아름답고 슬픈 표구에
해마다 선명한
첫눈 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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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사랑을 느낄 때 나의 마음은 무너진다』에서/ 1993.12.31.<성현출판사>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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