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제9회 질마재문학상 수상소감/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8. 6. 1. 01:59

 

 

<특집_제9회 질마재문학상 수상소감>

 

    일 곱하기 일은 시

  

     정숙자

 

 

  등단 30년 만의 이 문학상이 스승이신 미당 서정주 선생님의 빛으로 주어지는 영예이기에, 그 은혜와 기쁨을 어찌 표현해야 좋을지 내내 서성거렸습니다만, 끝내 답이 될 만한 언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한마디는 평생토록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 할까봅니다.

  수상 소식을 전해주신 문효치 선생님께 더 노력하리라고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저에게 더 이상의 최선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지금껏 최선을 다하지 않은 날이 없기 때문이에요.”라고 무망중에 푼수를 엎지르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 밤을 하염없이 앉아만 있었습니다.

  이제 정신 가다듬고 옷깃을 여미었습니다. 노력이야 스스로를 경주한 게임이었을 뿐, 여러 면에서 어둔한 저를 수상자로 뽑아주신 문효치 선생님, 유성호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또한 미네르바 편집부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기서 저의 정진의 원동력도 손꼽지 않을 수 없군요. 그 힘은 바로 ‘원고청탁’ 덕분이었습니다. 편편이 어제보다 나은 작품을 보내기 위해 두뇌 가득히 불을 지르곤 했습니다. 그 화염이 곧 저의 소나타이자 희망이고 행복이었습니다. 그간 귀한 지면을 챙겨주신 잡지사들과 편집진 여러분께도 충정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뿐일까요. 지금 이곳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많은 분들의 성원과 우정이 깃들었습니다. 진정 다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 모든 인연에도 더할 나위없는 고마운 뜻 전하고자 합니다.

  특히, 오늘 5월 16일은 제 결혼기념일입니다. 이번 시집 속 「액체계단」은 미망인이 직접 부른 또 하나의 ‘공무도하가’인 셈인데, 이로써 두 번 결혼하는 신비에 싸이는군요. ‘질마재문학상’ 역시 스승님 추천으로 두 번 등단하는 느낌의 경이로움에 젖어듭니다. 끝으로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을 묶어주신 <파란>과, 제 가족하고도 이 행운 함께 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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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네르바2018-여름호 <특집 제9회 질마재문학상 수상자 정숙자 시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