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눈 발자국/ 오세영

검지 정숙자 2011. 4. 22. 15:53

   눈 발자국


     오세영



  누가 시킨 운필運筆인가.

  나 한 개 꿈꾸는 볼펜이 되어 눈밭에

  또박또박

  서정시 한 행을 써 내려간다.


  마루나무 가지 끝에 앉아 졸고 있다가

  문득

  설해목雪害木 부러지는 소리에 눈을 뜬

  까치 한 마리,

  까악까악

  낭랑한 목소리로 읊고 있다.

  그 시 한 구절.



  *시집『밤 하늘의 바둑판』에서/ 2011.4.10 <서정시학>펴냄

  *오세영/ 전남 영광 출생, 1965-1968년『현대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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