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아홉 시 뉴스/ 김복태

검지 정숙자 2011. 4. 4. 01:00

    아홉 시 뉴스


      김복태



  아홉 시 뉴스에는

  갈고리에 걸린 소의 살점을 보는 일


  장미의 가시에 아카시아

  찔레의 가시에 찔린 오월을 건너는 일


  수입 소에 밀려난 아버지의 황소

  코뚜레 잡은 손과 힘줄 파르르 떨며

  물대포에 쓰러진 오월을 건너는 일


  큰 눈꺼풀 껌뻑이며 지친 소들이

  죽어서도 다시 살아 또각또각

  바다를 건너오는 일


  붉은 노을의 살점들은

  무쇠솥 절벽 안에서 솟구쳐 오르고


  아홉 시 뉴스 밖으로는 한 꺼풀씩 한 꺼풀씩

  새로운 역사로 익어가며

  네 발굽을 버티고 일어서는 일



  *시집『초승달 나무』에서/ 2010.7.19 <책만드는집>펴냄

  *김복태/ 충남 공주 출생, 1997년『문학공간』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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