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시 뉴스
김복태
아홉 시 뉴스에는
갈고리에 걸린 소의 살점을 보는 일
장미의 가시에 아카시아
찔레의 가시에 찔린 오월을 건너는 일
수입 소에 밀려난 아버지의 황소
코뚜레 잡은 손과 힘줄 파르르 떨며
물대포에 쓰러진 오월을 건너는 일
큰 눈꺼풀 껌뻑이며 지친 소들이
죽어서도 다시 살아 또각또각
바다를 건너오는 일
붉은 노을의 살점들은
무쇠솥 절벽 안에서 솟구쳐 오르고
아홉 시 뉴스 밖으로는 한 꺼풀씩 한 꺼풀씩
새로운 역사로 익어가며
네 발굽을 버티고 일어서는 일
*시집『초승달 나무』에서/ 2010.7.19 <책만드는집>펴냄
*김복태/ 충남 공주 출생, 1997년『문학공간』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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