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동새
김소월(1902~1934, 32세)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津頭江가람가에 살든누나는
진두강압마을에
와서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뒤쪽의
진두강가람가에 살든누나는
의붓어미싀샘에 죽엇습니다
누나라고 불너보랴
오오 불설워
싀새움에 몸이죽은 우리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엿습니다
아웁이나 남아되든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니저 참아못니저
夜三更 남다자는 밤이깁프면
이山 저山 올마가며 슬피웁니다.
-전문-
▶ 시대를 초월한 혼의 노래(발췌)- 조연향
시 「접동새」의 의미를 정리해 본다면 첫째, 시의 원전인 아름다운 설화를 통해 우리 민족 · 민중의 한의 원형을 들여다 볼 수 있고, 둘째, 삶과 죽음을 초월한 영혼의 순환성과 미분화된 세계의 양상이 구체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셋째, 설화를 수용해서 문학의 전통성을 전승하고 계승하는 데 있다. 또한 개성적인 율격과 리듬의 민요시라는 형식에 민족의 원초적인 정서를 싣고 있다는 점을 중요한 의미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접동새」는 민담적이고 향토적인 세계와 시인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을 이상적으로 조응시키고 융합시킴으로써 영원성을 구가하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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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문학연구총서『김소월 백석 시의 민속성』2013.2.5. <푸른사상>펴냄
* 조연향/ 1954년 경북 영천 출생, 1994년 《경남신문》신춘문예, 2000년 『시와 시학』으로 작품활동 시작, 시집『제1초소 새들 날아가다』『오목눈숲새 이야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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