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과 나와 새
송과니
울려 퍼질 것이다. 저 공중이 찢어진다
하더라도 내 소리는
날개 젓고 저어 휘저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래에 당도할 것이다.
가시 숲 속에 모여 윙윙거리는 찔레꽃잎 음표들 내 계음들. 그런데
내 소리가 아직
내 부리 벗어나지 못히였음인가. 저 새가 이 새 업어주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목청 비틀어서라도
새벽이 나 들쳐 업고 내 노래까지 날게 할 것이다. 부르다 음표가 바닥날지라도
나는 부를 것이다.
내 소리가 무관심한 새벽의 목청을 비틀어 새벽종이 우는 그날,
온갖 슬픔이여, 나를 찔러오라.
그대의 지독한 가시로 나를 찔러오라.
그대가 나를 찔러주면
나는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그대가 나를 더 지독하게 찔러주면
나는
가시를 아주 상냥하게 맞이한 꽃으로
그대 한가운데 피어날 것이다.
때문에,
저 새가 이 새 업어주지 않는 것인가.
아니다. 아니다. 아니다.
냉혹하게 찔러오는 슬픔으로부터 날개 치며 떠올라
저 공중 젓고 휘젓는 한 곡의 소리 그
놀랍고 아름다운 노래가 되고도 남을 것이다.
내 계음은 가시 숲으로부터 솟아올라 울려 퍼져나가
는 찔레꽃잎 음표들이다.
번져가라, 나는 내가 가진 소리 전부를 튼다,
-전문-
해설> 한 문장: 한 시집에서 시인이 던지는 메시지는 하나가 아닐 것이다. 더 많은 의미들이 문장 속에 담겨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글은 그러한 모든 가능성들 중에서 '마음'에 주목했다. 마음은 우리가 살아 있는 한, 잃어버릴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도 마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주목하지 않는다. 마음이 하는 일은 눈에 보이지도 그렇다고 어떤 이익으로 보답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마음이 정체되고 흘러가지 않고 자기 안에만 머물러 있으면 그 마음은 더 이상 마음이 아니다. 마음이 흘러갈 수 있으려면 그 무엇보다 마음의 길을 열어주고, 다른 사람들과 접속해야 한다. 비록 마음이 상처를 받을 수는 있어도 마음이 마음을 만나 교류하는 과정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며 생명의 생명다움을 되돌려 받는 과정이다. 마음이 어딘가로 가 뿌리를 내리고 나무처럼 자라나 바람을 만들고 또 그 바람이 누군가의 마음 속에 심어지는 것. 서정이 하고자 하는 일이다. (신진숙/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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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내 지갑 속으로 이사 온 모티브』에서/ 2017. 8. 15. <시산맥사> 펴냄
* 송과니/ 2015년 시집『도무지』출간과 더불어 필명으로 재등단, 시집『밥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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