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종가/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3. 10. 01:51

 

 

 

    종가

 

    정숙자



  친정집

  툇마루에서 바라본

  뭉게구름


  수묵담채화로

  빠져 있는 간장독엔


  텃밭

  한들논

  허리 실한 벼 포기


  맨살 드러내놓고

  햇빛 쬐는 우렁이


  붉은 고추

  용마루

  집 지킨 역사인가


  뒷산 턱

  앞 강물

  여는 쑥국새


  비녀 꽂고 스무 해, 풀고 그 갑절

  살 날이 이끼 낀 기왓장에 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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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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