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산맥/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2. 10. 01:04

    

        산맥

 

       정숙자  



  온갖 바람

  드나드는 산맥


  어디엔지 허물을 벗어놓고

  자리 뜨는

  지빠귀, 푸른 뱀, 쑥국새


  줄지어 열린 꽃

  이기지 못하는 금낭화


  테만 남은 달

  보듬어 안고

  거울 한 잎 끼워넣는

  아기 기러기


  부질없는 무덤

  목에 건 골짜기

  가으내

  가으내

  혼자서 고개 넘는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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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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