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문인석/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0. 9. 21. 02:02


       문인석

 

       정숙자



   아스라한 침묵이 돌을 낳는다

   누구도 모른다

   낳은 이만이 쓰다듬는다

   햇살 한 줄기 닿지 않는 길 구르다 묻히다 홀연히 증발한

   봉인되어 익어가는 말

   어떤 울음은 종유석으로, 어떤 참회는 대리석으로, 어떤

그리움은 홍보석으로 살을 굳힌다

   고도로 압축/정화된 언어만이 다이아몬드에 이른다

   다시는 말을 품지 않는 말

   세포마다 빛이 고인 말

   발부리에 차이는 어느 돌인들 용암을 통과한 별이 아니랴

   잘 여문 돌 하나 품고 눕는 밤

   바람으로 돌아간 말이 들린다                        

   앓았던 침묵이야 제일로 고운 돌이다

   뜨거운 돌

   진통했던 돌

   앞 돌 따라 투명해진다                    

   미숙한 자아 밑으로 무수한 돌이 깔린다 
    -리토피아2005. 여름호

      * 원제 : 의미로부터의 돌

 

     -------------

   * 시집『열매보다 강한 잎』에서/ 2006.9.25.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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