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숲/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0. 9. 20. 01:51

              

  숲

 

  정숙자

                                                       


 말이 추려진다

 살아남은 말은 꽃보다 별보다 바람과 바람 사이 나비보

다 향긋하다

 말들은 견고함을 지향한다

 한 마디의 말은 꿈틀대고 한 무더기의 말은 출렁거린다

폭풍을 유발한다

 시간은 그것을 흐름이라 말한다

 넉넉하다 말은

 예전에도 오늘도 묘한 뼈를 숨기기에

 푸른 뼈를 품었기에

 날카로운 말들이 겹겹으로 짚인 게 어제 오늘이었을까

 부러진 말들, 돌아간 말들, 없는 말들을 응시해야 하는

포만의 슬픔 가운데

 뼈가 뼈를 건드린다 허둥대는 말들이 구름으로 내려간다         

    -현대시2005.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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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열매보다 강한 잎』에서/ 2006.9.25.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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