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조춘희
허리춤에 “밀물과 썰물” 띠 두른
새벽 바다가 시동을 건다
파도 갈기를 수건처럼 둘러쓰고
일당 만 오천 원에 팔려가는
파트타임 아줌마들
조갯살처럼 엉겨 붙는 아이 떼어놓고
갯벌에 던져지면
허리 굽혀 일당을 건져 올린다
사는 일은 늘 진창을 헤매는 일
호미처럼 굽은 아줌마들
뙤약볕 아래 깜빡깜빡
아이 얼굴 떠오르면
호미질은 더욱 빨라진다
짜디짠 바람에 바다의 가슴팍이 드러나고
긴긴 해가 기울면
용역회사 5톤 트럭에 실려 가는 웃음소리
깃발처럼 펄럭인다
*시집『꿈꾸는 콩나물』에서/ 2010.11.15 <다시올> 펴냄
*조춘희/ 충북 충주 출생, 2005년『문예운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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