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시인의 물건/ 문창갑

검지 정숙자 2015. 11. 20. 23:33

 

 

    시인의 물건

 

    문창갑

 

 

  내 몸 서랍에

  열두 번의 이사에도 버리지 않고

  모시고 온 물건 두 개 있다

 

  먼 곳 볼 때 꼭 필요한

  망원경 하나

 

  자세히 보아야 할 때 꼭 필요한

  현미경 하나

 

  저것들이 없었다면

  그곳에서 울고 있는 생명들

  그 상처들

  영영 볼 수 없었을 것이다

 

 

  *『시산맥』2015-겨울호 <신작시>에서

  * 문창갑/ 1989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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