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십이월 기온/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1. 1. 02:56

 

     

    십이월 기온

 

    정숙자



  
함박눈

  풍경소리

  내 체온에 닿자마자

  저혈압의 빗물


  
때때로

  막힌 채 뚫리는 밤아,

  무슨 일로 이렇듯

  소년의 무릎처럼 참신하냐


  
발자국꽃 돌려 찍으며

  손가락 빠알가니 뭉쳐먹던

  눈달걀의 추억


  
한 해가 또 인사를 하려는데

  북서풍에 내걸린 시선,

  뚜껑만이 푸른 삶에의 강요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한가위/ 정숙자  (0) 2011.01.03
흐름/ 정숙자  (0) 2011.01.02
체감온도/ 정숙자  (0) 2010.12.31
여기 이 곳/ 정숙자  (0) 2010.12.30
내일 앞에서/ 정숙자  (0) 2010.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