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의 기술
김창희
지도에는 없는 골목
골목은 사소한 위치에서 나를 복제하기 시작했다
걷다보면 불쑥 나타나는 막다른 골목들이 생겨났다
출구가 없는 골목은 금세 수수께끼 거리가 되었다
날마다 늘어나는 나 아닌 나와 나인 나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골목에 갇혀서 울었다
그대의 얼굴도 까마득한 전생이 되고만
더 이상 길이라 불릴 수 없는 저녁을 맞이하고
수많은 갈래 길에 점점 낯설어진 나는
복제되지 않는 골목의 끝을 꿈꾸기 시작했다
망망한 동해의 물빛 쉼표로 찍힌
지도에도 없는 금구도,
그를 보고 온 날
내 마음 속 수많은 골목들이 사라졌다
*『문학과 창작』2015-가을호 <중견시인 신작시 특집>에서
* 김창희/ 1999년『시대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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