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필 때 같이 잤다
박연준
추락할 줄 알면서 날아가는
연(鳶)의 의지
봄은 난청이다
휘청대는 것은 잠이 아니다
잠을 나눠가진 연인들의 조약돌
욕실 바닥을 기어가는 하루살이는
더듬더듬 날개를 잊고,
날벌레는 죽을 때 되면 기어가나?
그 작은 등에 내 전부를 얹어볼까
가벼이, 다시
돌아가
날아볼까
거꾸로 보면
바다의 하늘은 바다
하늘의 바다는 하늘
*『유심』2015-2월호 <유심이 주목하는 젊은 시인>에서
* 박연준/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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