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꽃 필 때 같이 잤다/ 박연준

검지 정숙자 2015. 8. 23. 14:25

 

 

      꽃 필 때 같이 잤다

 

       박연준

 

 

  추락할 줄 알면서 날아가는

  연(鳶)의 의지

  봄은 난청이다

 

  휘청대는 것은 잠이 아니다

  잠을 나눠가진 연인들의 조약돌

 

  욕실 바닥을 기어가는 하루살이는

  더듬더듬 날개를 잊고,

  날벌레는 죽을 때 되면 기어가나?

 

  그 작은 등에 내 전부를 얹어볼까

  가벼이, 다시

  돌아가

  날아볼까

 

  거꾸로 보면

  바다의 하늘은 바다

  하늘의 바다는 하늘

 

 

  *『유심』2015-2월호 <유심이 주목하는 젊은 시인>에서

  *  박연준/ 2004년 《중앙신인문학상》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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