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화분에, 구름
강서완
1
시시해
햄버거 속 머리카락
아파트 층간 두께
답이 없는 안부
명단 잃은 좌석
선한 말에 붙인 아플리케
갑질의 수직문화
햇살이 쓰담쓰담
바람으로 쓸어간 자리
사소한 분노는 미미해
우리는 다반사로
제 거미줄 흔들어
지척에 감정을 던지고
어제의 온기도 잃고
감전되지, 고압에
스스로 높고 뻣뻣한 건물
속도위반 과태료
입원실의 가면증환자
가면 뒤의 조항
우리는 각자 흐릿해
2
한낮이 된 백야를
커튼 친 어둠을 분노하는 우리는
정석을 떠나 오지로 가고
창가 화분도 바다를 넘고
때론 옥상에서 투신도 하지
유폐된 달
돌이 된 별
목이 긴 섬
한 조각 그늘을 빠뜨린 밤
지구 밖을 휘도는 그 밤
*『불교문예』2015-봄호 <신작시> 에서
* 강서완/ 2008년 『애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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