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그리스도의 발자국/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0. 12. 16. 01:23

 

    그리스도의 발자국

 

    정숙자 

 

 

  언제나 반듯한 길


  그 언저리를

  또한 중심부를

  밤낮 없이 더듬는 눈길


  
한양오백년가의 日本刀처럼

 대물린 가난처럼

 숨어드는 三枝槍 그림자

 

 

 발

 옆구리

 

 흔들어댄 바람일수록

 절하며 맞이하고 배웅한 나무

 

  한 치의 땅도 뒤흔들려

 제대로는 서 본 적 없는

 

 황톳길

 깊은 발자국

 어둠의 급소 알린 조각달

 

 

   --------------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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