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blue coip

검지 정숙자 2010. 11. 8. 23:40

  

   blue chip

                                                   

    정숙자

 

 

  검은 색은 가장 먼 곳이죠

  언니가 그랜드캐년 여행할 동안

  저는 검은 색에 다녀왔어요

 

  검은 색은 모든 색을 차단합니다

  초록은 물론 빨강도 지워버려요 묻어버려요 태워버려요

  검은 색에 다녀오기란 쉽지 않답니다


  검은 색은 먼만큼 깊고 아늑해요

  돌아올 수만 있다면

  당신에게도 ‘검은 색’ 티켓을 끊어주고 싶군요

 

  문자가 왔어요

  요세미티 공원에 갔다가 라스베가스 카지노 거리를 지나 지금 막 호텔에 들어왔단다

  (언니는) 검은 색 시뮬레이션에 합류했다는 걸 알 수 있었죠


  사상의 지평선이자 컬러의 알집

  모든 꽃, 모든 새, 모든 별, 모든 이슬, 모든 나비 外

  모든 생명은 검은 색을 뚫고 나오죠


  언니가 샌프란시스코 밟아올 동안

  저는 검은 색에 싸여 검은 색을 넘어 왔어요

  검은 색은 참으로 넓고 둥근 빛이죠


  *『시와 경계』2010-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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