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열대야
최지원
여름 나무는
쨍쨍 햇살 실로
초록 그늘을 짠다
더위에 지쳐도
짜고 또 짜다가
늦은 밤까지
매미 알람 켜놓고
청청 남아도는
햇살 실로
초록 그늘을 짠다
-전문-
발문> 한 문장: 2024년 여름은 무더웠다. 견디기 힘들 만큼 어려웠다. 기후 위기를 누구나 떠올리게 했다. 가을이 오는 일이 이렇게 반가운 일인가 싶을 만큼. 하지만 이런 극성스러운 올해 여름이 앞으로 다가올 여름 가운데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이 말이 부디 나쁜 뉴스이기를 바라는 바다.
극성스러운 더위만큼 올해 매미도 극성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매미들은 낮에는 쉬지 않고 울다가도 밤이 오면 내일 울 일을 가슴에 품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올여름은 매미들도 열대야를 견디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밤에도 울고 낮에도 울고, 울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이겠는가마는 거기에 매미들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나무가 "햇살 실로 짜놓은 초록 그늘"을 찢고 매미는 그렇게도 울었다. 그 많던 매미 울음은 갔지만 더위는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p. 시 33/ 론 130 -131) <김성민/ 동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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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시집 『목련이네 응원레시피 』에서/ 2024. 11. 30. <시산맥사> 펴냄
* 최지원/ 2016년 『시산맥』으로 등단, 동시집『초승달 지팡이는 어디에 있을까』, 시집『얼음에서 새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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