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끓이며
- 손석일 兄에게
윤석산尹錫山
채광창 가까이 겨울은
다가와
머무른다.
손석일 형이 보내 준
작설차, 눈 녹은 모악산 기슭에서
참새 혀만큼 내민 잎들을 따다
여름내 그늘에서 말린
작설차,
스스로 체온을 덥히며
방 안 가득히 번지는 온기가 된다.
언 손, 부르튼 손.
그러나 부르튼 시가 되지 못하는
전라도 김제군 모악산 기슭.
채광창 가까이 부러진 햇살
철이 든 아이마냥
겨울은 절룩이며 저만치 걸어가고 있다.
-전문(p. 208)
* 윤석산 선생님께// 전북 김제군 백구면이 저의 출생지입니다. 돌계단 몇 개를 밟고 올라가 대문을 열면, 무덤 몇 기基와 그 무덤들을 에둘러 야트막한 언덕이 있었는데요. 늘상 거기 올라서서 (저 멀리) 모악산을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모악산 위의 초저녁별, 고향집, 부모님 ······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전라도 김제군 모악산" / ······ 시공간을 불러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총총. 2024. 12. 1-1:48. 정숙자 올림.
-----------------
*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 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
'여러 파트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용가_처용의 시대/ 윤석산(尹錫山) (0) | 2024.12.02 |
---|---|
서동요_무명(無名)인 나에게/ 윤석산(尹錫山) (0) | 2024.12.02 |
책/ 윤석산(尹錫山) (1) | 2024.12.01 |
서울깍쟁이/ 윤석산(尹錫山) (1) | 2024.11.30 |
시집을 펼치며/ 윤석산(尹錫山) (0) | 2024.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