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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끓이며/ 윤석산(尹錫山)

검지 정숙자 2024. 12. 1. 01:50

 

    차를 끓이며

     - 손석일 兄에게

 

    윤석산尹錫山

 

 

  채광창 가까이 겨울은

  다가와

  머무른다.

 

  손석일 형이 보내 준

  작설차, 눈 녹은 모악산 기슭에서

  참새 혀만큼 내민 잎들을 따다

  여름내 그늘에서 말린

  작설차,

  스스로 체온을 덥히며

  방 안 가득히 번지는 온기가 된다.

 

  언 손, 부르튼 손.

  그러나 부르튼 시가 되지 못하는

  전라도 김제군 모악산 기슭.

 

  채광창 가까이 부러진 햇살

  철이 든 아이마냥

  겨울은 절룩이며 저만치 걸어가고 있다.

    -전문(p. 208)

 

  * 윤석산 선생님께// 전북 김제군 백구면이 저의 출생지입니다. 돌계단 몇 개를 밟고 올라가 대문을 열면, 무덤 몇 기와 그 무덤들을 에둘러 야트막한 언덕이 있었는데요. 늘상 거기 올라서서 (저 멀리) 모악산을 바라보며 자랐습니다. 모악산 위의 초저녁별, 고향집, 부모님 ······ 마구마구 떠오릅니다. "전라도 김제군 모악산" / ······ 시공간을 불러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총총. 2024. 12. 1-1:48. 정숙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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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