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갤럭시 선(Galaxy Sun) 외 1편/ 김영산

검지 정숙자 2024. 11. 23. 02:01

 

    Galaxy Sun 외 1편

 

     김영산

 

 

  천상별밭 한가운데마다

  우주 은하 한가운데마다

  은하별밭 한가운데마다

 

  은하태양이 신처럼 자리를 잡았는데

  그를 천상별밭이 휘돌아 돌며

  만개한 꽃들이 되어 빛나고 있었다

 

  은하태양은 하나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았다

  은하태양이 천상별밭을 만들고

  가꾸는 일을 다 볼 수 없지만

 

  모든 별들이 제 주위를 돌고 돌며

  별밭을 아루도록 설득하는 일이

  은하태양의 일임을 나는 알게 되었다

 

  인간이 인간을 설득하고

  신이 인간을 설득하듯

  침묵의 은하태양이 별을 설득하는 것이다

  천상별밭이 파괴되지 않는 것은

 

  무거운 중력만이 아니라

  수십억 년 침묵의 일이라서

  내 잠깐 동안 꿈으로는 알 수 없다

      -전문(p. 8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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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하태양

 

 

  그녀 유골을 달항아리에 담아 먼    서천까지 가서

  서천꽃밭에 뿌린 어린 딸 은파 때문이었다

  지상의 산상꽃밭이 천상꽃밭과 만나는 순간

 

  은하태양과 우리 태양이 가장 가까이 만나는 순간

  이억 년에 한 번 오는데

  천상별밭 속에 천상꽃밭이 있기에 찾기가 힘들구나

 

  이억 년에 한 바퀴씩 은하태양을 도는

  우리 태양의 일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 것은

  서천꽃밭을 잊어버린 사람들

 

  달항아리 묻은 무덤 주위를

  산상꽃밭으로 꾸미고 서천꽃밭이라 믿은 어린 은파는

  그녀를 위해 날마다 물을 주었노라,

      -전문(p.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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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은하태양』에서/ 2024. 11. 10. <한국문연> 펴냄

 * 김영산/ 전남 나주 출생, 1990년『창작과비평』으로 등단, 시집『冬至』『평일』『벽화』『게임광』『詩魔』『하얀 별』등, 산문집『시의 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평론집『우주문학의 카오스모스』『우주문학 선언』『우주문학과 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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