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래 시인의 직업
윤석산尹錫山
무슨 말을 하려면 눈물부터 흘리는
울보 시인.
박용래 시인의 딸이 국민학교에 처음 입학을 해서
선생님이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위해
아버지는 뭐 하시는 분이여, 하니
시 쓰는 일을 하셔여.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를 우물거리니
뭐여?
뭐?
그럴수록 더욱 목소리는 기어들어가고.
생활기록부 아버지 직업란에는
'시를 파는 일'이라고 적혀졌다.
평생을 시 한 편 변변히 팔아보지 못한
박용래 시인의 직업이다.
- 전문(p. 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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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 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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