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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 윤석산(尹錫山)

검지 정숙자 2024. 11. 21. 01:47

 

    빈자일등貧者一燈

 

    윤석산尹錫山

 

 

  난분 옆에는 난만큼의

  고요가 있다.

  평생을 난같이 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

 

  하늘의 푸르름 속으로

  빈자貧者의 희고 가는 손들이

  엿보였다.

 

  한 생애의 늪을 빠져나와

  조용히 자리하며,

  흩어지는 바람,

 

  난분 옆의,

  난만큼의,

  고요.

 

     가난하지 않으려는 것은

  죄가 아니다.

 

  지상의, 어둠을 견디며

  작은 등 하나

  오래오래 명멸하고 있다.

     -전문(p. 16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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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