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일등貧者一燈
윤석산尹錫山
난분 옆에는 난만큼의
고요가 있다.
평생을 난같이 살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
하늘의 푸르름 속으로
빈자貧者의 희고 가는 손들이
엿보였다.
한 생애의 늪을 빠져나와
조용히 자리하며,
흩어지는 바람,
난분 옆의,
난만큼의,
고요.
가난하지 않으려는 것은
죄가 아니다.
지상의, 어둠을 견디며
작은 등 하나
오래오래 명멸하고 있다.
-전문(p. 160-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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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일반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 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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