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김경성_이 계절의 시/ 서정가(抒情歌) : 신석정

검지 정숙자 2024. 5. 3. 02:31

<권두시>

 

    서정가抒情歌

 

     신석정(1907~1974, 67세)

 

 

  흰 복사꽃이 진다기로서니

  빗날같이 뚜욱 뚝 진다기로서니

  아예 눈물짓지 마라 눈물짓지 마라······

 

  너와 나의 푸른 봄도

  강물로 흘렀거니

  그지없이 강물로 흘러 갔거니

 

  흰 복사꽃이 날린다기로서니

  낙엽처럼 휘날린다 하기로서니

  서러울 리 없다 서러울 리 없어······

 

  너와 나는 봄도 없는 흰 복사꽃이여

  빗날같이 지다가 낙엽처럼 날려서

  강물로 강물로 흘러가 버리는······

   -전문 (韓國現代詩文學大系 11 『辛夕汀』, 1985. 智識産業社, 64쪽)

  

신석정(辛錫正, 1907~1974, 67세)/ 전북 부안에서 출생했다, 본명은 석정錫正, 호 및 필명은 석정石汀, 夕汀, 釋靜, 석지영石志永,  호성胡星, 소적蘇笛, 서촌曙村이다. 1931년 김영랑 박용철 정지용 이하윤 등과 함께 『시문학』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제3호에 시 「선물」을 발표함으로써 등단했다. 1939년 첫 시집 『촛불』로 전원시인, 목가시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시집으로 『슬픈 목가』 『빙하』 『산의 서곡』 『대바람 소리』 등이 있다. 한국문학상, 문화포장, 한국예술문학상을 수상했다.

 

   -------------------------

  * 『미네르바』2024-봄(93)호 <이 계절의 시_김경성> 에서

  * 김경성/ 전북 고창 출생, 201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내가 붉었던 것처럼 당신도 붉다』『와온』『모란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