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쑥을 캔다/ 이준관

검지 정숙자 2024. 3. 28. 01:19

<제56회 한국시인협회상 수상자/ 대표작> 中

 

    쑥을 캔다

 

     이준관

 

 

  들녘에서 아낙네들이 쑥을 캔다

  손에 쑥물이 밴다

 

  "봄볕 참 좋지예"

  "하모, 그렇고말고예"

  야들야들한 쑥의 허리를 가진 그녀들

 

  그녀들의 몸에서

  코 끝을 톡 쏘는

  알싸한 쑥 향기가 난다

 

  어느 집에선가 쑥국 끓이는 

  쑥빛 연기 몽실몽실 솟을 것만 같은 봄날

 

  쑥국 한 그릇에 아이들은

  해 바른 양달에서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쑥국새처럼 노래 부르며

  고무줄뛰기 하겠다

    -전문(p.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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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시인협회 제65회 정기총회 부클릿에서/ 시상식  2024. 3. 27(수)_16 : 00.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 프레스 클럽 

  * 이준관/ 1949년 전북 정읍 출생,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 당산, 1974년『심상』 신인상 시 부문 당선, 시집『가을 떨갈나무 숲』『부엌의 불빛』『험한 세상 다리가 되어』외 다수, 동시집『내가 채송화꽃처럼 조그마했을 때』『흥얼흥얼 흥부자』외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