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흘수선/ 강인한

검지 정숙자 2023. 10. 8. 02:15

 

    흘수선

 

     강인한

 

 

  더듬거리네.

 

  넘실거리는 물결

  지그시 눌러보는 체중.

 

  킬킬 간지럼 타는 당신의 바다 위에

  몰살이, 물살의 혀가 송곳처럼 꼿꼿해지다

  끝없이 오르는 금빛 수평선 뒤집어 버릴 듯

 

  위로 아래로

  배의 몸통을 어루며 어루만지며

  물살은 더듬거리네, 가장 비밀스런 언어로

  더듬거리네.

 

  멀로 먼 데서 시작된 희미한 선율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마침내 당신의 바다를 끌어올린다.

  솟구쳐 폭발하고, 산화하는 금빛 소용돌이.

    -전문(p.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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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인』 2023-7월(6)호 <시-움> 에서

  * 강인한/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입술』『강변북로』『튤립이 보내온 것들』『두 개의 인상』, 비평집『백록시화』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