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수선
강인한
더듬거리네.
넘실거리는 물결
지그시 눌러보는 체중.
킬킬 간지럼 타는 당신의 바다 위에
몰살이, 물살의 혀가 송곳처럼 꼿꼿해지다
끝없이 오르는 금빛 수평선 뒤집어 버릴 듯
위로 아래로
배의 몸통을 어루며 어루만지며
물살은 더듬거리네, 가장 비밀스런 언어로
더듬거리네.
멀로 먼 데서 시작된 희미한 선율이
한꺼번에 찾아온다.
마침내 당신의 바다를 끌어올린다.
솟구쳐 폭발하고, 산화하는 금빛 소용돌이.
-전문(p.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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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상인』 2023-7월(6)호 <시-움> 에서
* 강인한/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입술』『강변북로』『튤립이 보내온 것들』『두 개의 인상』, 비평집『백록시화』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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