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파두
강희안
치타의 송곳니 사이로
아말리아*의 파두 들은 적 있는가
쿡쿡 지르는 조련사의 막대기
단호한 구령의 마법에서 풀린다면
바다로 뾰족하게 내민 곶
그 간절한 기슭에 닿을 수 있겠다
누구도 바다의 악보 찢지 못하리라
통속에 젖은 기타의 줄을 끊어 버렸으니
멀고 먼 리스본 뒷골목에서
치타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까지 꺼냈으니
그대, 허랑허랑 파도치는 집시의 발목을 잡겠다
함부로 기타의 통 속에서 뛰쳐나오는
치타의 발톱을 본 일 있는가
등을 보인 조련사의 기타
그 서슬픈 현을 튕기다 보면
남방으로 하얗게 뿜어 올린 젖
그 따뜻한 물결의 무덤에 깃들 수 있겠다
아무도 기타의 윤곽 잡지 못하리라
부지불식 솟는 치타의 이빨을 뽑았거나
여기저기 군락을 이룬 마을에서
조련의 손길 거부한 붉은 눈빛이었으니
그대, 유랑유랑 떠도는 바다의 잔등에 오르겠다
*아말리라: 포르투갈의 전설적인 파두 가수.
------------------------------------------
*시집 『물고기 강의실』에서/ 2012.11.16 (주)천년의시작 펴냄
*강희안/ 대전 출생, 1990년 『문학사상』으로 등단
'시집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오복 씨 무덤에 들어가시다/ 김남수 (0) | 2013.02.20 |
|---|---|
| 너무 커다란 냉면그릇/ 이인원 (0) | 2013.02.19 |
|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정복선 (0) | 2013.02.15 |
| 혼자 가는 길/ 서동안 (0) | 2013.02.14 |
| 스프링/ 김미정 (0) | 2013.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