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혼자 가는 길/ 서동안

검지 정숙자 2013. 2. 14. 02:26

 

 

    혼자 가는 길

 

      서동안

 

 

  남김없이 주고 떠날 것들의

  길을 열어 주는

  그 숲의 작은 오솔길

  저 혼자 왔다 저 혼자 돌아가는

 

  숲의 그림자가 따라오는 시각

  달이 기울면 나무의 그림자도 기울고

  스스로 길 찾아나선 자작나무 군락을 따라

  숲의 안쪽 길로 든다

 

  더 협소해진 길에 이르러

  가지와 가지가 부딪히듯 내가 나와 부딪힌다

  넉넉한 빈곳은 어디로 가고 삶을 껴안으며

  부대끼며, 그리운 것들의 이름을 부른다

 

  길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길을

  나는 안다

  혼자 가는 길이 거기 있다는 것을

 

 

   *시집 『꽃의 인사법』에서// 2012.11.30 도서출판 황금알

   *서동안/ 전북 장수 출생, 2008년『문예사조』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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