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의존적인, 경험, 물방울, 사람
장석원
자신들의 삶을 돌아보지 않는 것처럼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삶도 돌아보지 않는다
경의선 가로등 열병합발전소 굴뚝 요진
아파트 후문부터 육교까지 미스터 트롯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다
불 켜진 마트
다리 벌린 다리의 다리
밑에서 보이던 다리들
自動
차를 삼키는 지하 주차장
퇴근하는 사람들의 어깨
인간적인 것들
얼마나 단단해졌는가
저 세계에 귀순하면
내가 고꾸라지면
나는 더 좋은 시민이 될 수 있을까
동의한다
-전문, 『유루 무루』/ 파란, 2021.
김이듬 : 방금 낭독하신 「상호 의존적인, 경험, 물방울, 사람」 시에서 自動이라는 단어를 왜 파란색으로 처리하여 문장 끄트머리에 달아놨는지 궁금해요.
장석원 : 독자의 의도와 상관없이 제가 의도한 의미는 자동차라는 단어는 자동 + 차입니다. 차와 자동을 분리하니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더라고요. 상호 의존적인, 경험, 물방울, 사람을 시민의 삶을 비교하며 단어를 쪼개니 자동적인 삶을 사는 것 같아서 自動이라는 단어를 떼서 붙였습니다. (p. 시 152-153/ 론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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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마詩魔』 2022-겨울(14)호 <책방이듬에서 읽는시집_서늘한 눈물의 정원/ 장석원 · 정우신 시인과의 만남/ 2022년 9월 29일 저녁 7시>에서 발췌
* 장석원/ 2002년 ⟪대한매일⟫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아나키스트』『태양의 연대기』『역진화의 시작』『리듬』『유루 무루』, 산문집『우리 결코, 음악이 되자』『미스틱』등, 현) 광운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 김이듬/ 경남 진주 출생, 2001년 계간 『포에지』로 등단, 시집『별 모양의 얼룩』『명랑하라 팜 파탈』『말할 수 없는 애인』 『베를린, 딜렘의 노래』『히스테리아』『표류하는 흑발』『마르지 않는 티셔츠를 입고』, 장편소설『블러드 시스터즈』, 산문집『모든 국적의 친구』『디어 슬로베니아』『안녕 나의 작은 테이블이여』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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