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언

계간『시로여는세상』 2021-겨울(80)호_후기/ 이명수

검지 정숙자 2023. 4. 30. 17:12

 

    계간 『시로여는세상』 2021-겨울(80)호_후기

 

    이명수/ 시인 

 

 

  20년 동안,

  2002년 봄호부터 2021년 겨울호까지 꼬박 20년 세월이 흘렀다.

  '새우잠을 자더라도 고래 꿈을 꾸어라'라는 경구를 새겨온 세월이다.

  20년 동안의 노심초사勞心焦思가 새우잠이라면 이번 겨울호로 통권 80호를 펴낼 수 있었던 것이 적으나마 보람이라면 보람이다. 훗날 『시로여는세상』의 열정을 기억해주는 날이 있겠지.

  고비마다 힘겨울 때면 제주 바다 작은 포구에 앉아 하릴없이 수평선 너머를 바라보다 바로 눈앞에서 넘실대는 남방큰돌고래를 보며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하고 훌훌 털고 일어났다.

  '어디 비 오고 바람 부는 날만 있으랴'라고 혼잣말을 하며······.

 

  그동안 『시로여는세상』을 아껴주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한다.

  20년을 버텨온 데는 제작비를 지원해 주신 후원회 김상경 운영위원장님과 창간 멤버들의 공이 크다. 초대 주간 이상호 시인, 홍일표, 최호일, 오태환 주간, 이재복 교수, 이 다섯 분 주간의 노고가 『시로여는세상』을 격조 높은 시지로 가꾸어 주었다. 편집위원님들의 도움도 잊지 않겠다.

 

  특히 원고 청탁에서 교정, 발송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준 이정란, 이서화 두 부주간의 노고가 매우 크다. 『시로여는세상』 출신 시인들은 앞으로도 더 뜻깊은 일에 마음 모으리라 본다. 고맙다는 말로 노고의 보상이 될 수없음을 잘 안다. 진심이다. 모든 분들의 애정과 도움이 창간 20년을 한결같이 지키는 힘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20년이 시지詩誌의 시대는 아니었던 것 같다. 불모의 시대에도 우수문예지로 인정받아온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20년 동안 『시로여는세상』과 함께 해온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시로여는세상』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운영진, 편집진의 열정이 『시로여는세상』의 새로운 내일을 열어가길 빈다.

 

  스스로를 돌아보며 방하착放下着이란 불가의 화두를 안고 제주 바다 남방큰돌고래 만나러 간다.

     -전문(p. 262-263)

 

  대표 이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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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로여는세상』 2021-겨울(80)호 <후기 > 에서

  *  이명수/ 본지 대표(편집인), 1975년 『심상』(박목월 시인 추천)으로 등단,  시집 『공한지』『울기 좋은 곳을 안다』『風馬 룽다』『바람코지에 두고 간다』외, 시선집『백수광인에게 길을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