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귀뚜라미 이슥토록 거문고 타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3. 00:19

 

 

    귀뚜라미 이슥토록 거문고 타면

 

     정숙자

 

 

  귀뚜라미 이슥토록 거문고 타면

  그리움 풀잎 위에 얹고 싶어라

  이슬처럼 조그마한 몸

  그같이 조용한 얼굴을 하고

 

  실바람에도 휘청거리는

  꿈붙이의 운명이며도

  그네 타는 별아기 모습

  그 마음빛을 닮고 싶어라

 

  임이사 아주 먼길 가시고

  홀로 지키는 가슴 한복판

  서리 솟는 외로움 너무 무서워

 

  귀뚜라미 자장노래 엮는 밤이면

  물에 잠긴 달처럼 울고 싶어라

  임 따라 한 순간에 날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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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