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단 말씀 한 번 담을 제
정숙자
그립단 말씀 한 번 담을 제
무너지는 마음 천이요 만 길
사람의 몸으로 태어났음에
꽃다운 임 뵙고나 지고
달 아래 기러기ㄴ 나란히 저어
넓은 강 건널 때도 행복하려니,
소리내어 울 수 없고
손길 놓아 잡을 수 없는
이 몸 임 앞에 무엇이기에
쫓겨나는 파도처럼 꺼지며 살까
영롱한 족두리 색동 당의에
머리 숙여 뵈올 날 언제 올는지
뒷산 바위들 몇 억 년 전에
내 안같이 서서 모은 기다림일까.
-------------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제2시집 · 그리워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래알로 엎드린 세월/ 정숙자 (0) | 2013.02.04 |
---|---|
하늘이 혹여 알았으련가/ 정숙자 (0) | 2013.02.04 |
귀뚜라미 이슥토록 거문고 타면/ 정숙자 (0) | 2013.02.03 |
나에게는 그대 말고는/ 정숙자 (0) | 2013.02.03 |
빛의 임 마음에 그려/ 정숙자 (0) | 2013.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