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썰물/ 진영대

검지 정숙자 2022. 12. 15. 02:42

< 2022, 한국시문학상 수상작 > 中

 

    썰물

 

    진영대

 

 

  물 나가면

  제 몸뚱어리 숨기느라

  분주한 게들.

 

  뻘밭에 빠진 발목

  제 힘으로는 빼낼 수 없어

  발자국을 집까지 끌고 왔다.

 

  방안까지

  발자국을 들일 수는 없는 일.

  몸은 숨겨야겠기에

  집게발 하나 문 앞에 끊어놓고

  문 닫고 들어앉았다.

 

  신발 한 짝

  물 나갈 때, 둥둥 떠갔다.

     -전문(p. 134)

 

    * 심사: 강우식  박제천  이길원  장순금  정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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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학과창작』 2022-여름(174)호 <2022년 한국시문학상 수상작> 중에서

   * 진영대/ 충남 연기(현, 세종시) 출생, 1997년『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술병처럼 서 있다』『길고양이도 집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