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시케, 날갯짓
김광기
당신은 나의 혼이었다 하지요.
반짝이는 영혼이 나비처럼 내게로 옵니다.
궂은비 내려 날개가 젖습니다.
프시케, 아픈 나으이 사랑이 됩니다.
이 사랑을 그대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사랑의 무게가
그대에게 짐이 될까 두려워합니다.
비는 또 내리고 있습니다.
온 허공을 다 적시고 있습니다.
당신과 손을 잡고 그 빗속에 있습니다.
비는 슬픔이었다가 아픔이 됩니다.
다시는 비가 슬픔이 되지 않는 그런 날들 속에서
언제나 당신과 함께 하는 사랑이고 싶습니다.
당신과 함께 우산 하나 속에서 포근한
그런 사랑이고 싶습니다.
빗속에서 날아오는 날갯짓의
운명 같은, 그런 우산 하나를 갖고 싶습니다.
비가 내려도 젖지 않는
마음 깊숙이 우산대를 세우고
고운 눈빛 하나하나에 우산살을 붙입니다.
당신의 미소처럼 맑은 천도 덮습니다.
든든한 지붕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이 사랑만 젖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반짝이는 당신의 날갯짓으로
온 세상이 다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전문(p.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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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창작』 2021-가을(171)호 <중견 시인 신작시 특집> 에서
* 김광기/ 1995년『세상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시계 이빨』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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