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6 · 25 전적지 순례 6 외 1편/ 전병윤

검지 정숙자 2022. 11. 4. 03:01

 

    6 · 25 전적지 순례 6 외 1편

      - 다부동 전투*

 

    전병윤

 

 

  두 달간 피 비린내 붉던 다부동 전투,

  다부동 전투의 승리가 있었기에

  지구상에 대한민국의 지도가 남아있다

  

  한국전쟁 최후의 격전지 바위산, 유학상

  839고지 가산산성, 328고지의 일진일퇴

  피가 시냇물 되어 지형마저 바꾸었다

 

  백선엽 장군은 장병들에게 유언을 했다

  "여러분! 내가 물러서면 여러분은 나를

  쏘아라 제군들이 물러서면 내가 쏘겠다"

 

  지옥의 육박전 속에서 형제간의 상봉

  형은 반가워서 동생의 이름을 부르는데

  동생은 형의 심장에 대검을 찔렀다

 

  한여름 소낙비로 퍼붓는 포화 속

  피 썩는 냄새에 미친 흡혈귀는 두 달 간

  다부동 전쟁사를 벌겋게 써 내렸다

 

  기념공원엔 6 · 25 증인들이 늘어서서

  자유 평화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려 준다

  셈할 수 없었던 피의 값도 알려 준다.

      -전문 (p. 22-23)

 

    * 다부동 전투:

   1) 경상북도 칠곡군 사산면 다부리

   2) 미국 제8군단과 국군 제1사단이 합동 작전으로 두 달 동안 숨 막히는 전투 속에 만 명의 목숨을 바치고 승리를 했다. 그 결과 낙동강 전투와 인천상륙작전까지 승리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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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 25 전적지 순례 3

    - 개미고개 고개 격전지*

 

 

  개미고개엔 평화의 빛 공원이 있다

  미군 사백여 명의 혼령들이 함께 사는 

 

  계곡엔 마른 안개 피어오르고

  하늘엔 기러기 몇 형제 울고 간다

 

  미군은 구만리 낯선 코리아에

  누굴 위하여, 무엇을 위하여

  펄펄 끓는 피를 뿌렸는가

  아 혈맹을 잊을 수가 없다

 

  혼령들은 산야에 가을을 물들이고

  총알 박힌 소나무들은

  칠십 년 동안 송진을 흘리면서

  세상의 모든 무기에서녹물이 흐르길 바란다

 

  오늘은 금발의 할머니가

  수만리 머나먼 개미고개를 찾아

  아버지 혼령을 만나러 왔단다

 

  고향에서 찾아온 유복녀······

  혼령들이 몰려와 기뻐서 함께 슬퍼한다

  개미고개를 간너가던 낮달도 주춤거린다

  해도 달도 별도 여기 잊지 마오

     -전문 (p. 16-17)

 

    * 개미고개 격전지:

    1) 세종시 전동면에 위치한 자유평화의 빛 위령탑공원

    2) 6 · 25 때 7월 9일~12일 (4일간) 사이에 미군 24사단 소속 병사 428명이 전사한 곳

    3) 매년 7월 11일에 추모제를 거행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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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꽃샘의 영원성』에서/ 2022. 9. 26. <인간과문학사> 펴냄

   * 전병윤/ 1935년 전북 진안 출생, 1996년『문예사조』로 등단, 시집『그리운 섬』『바다의 언어』 등 6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