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면함에 대하여
이지엽
뒷집 까무잡잡한 황정문 어르신(70) 마당에 불쑥 들어선다
올해 파 금이 좋아 재미가 좋았지유?
그랬지라우 한 마지기 농사에 밭 한 마지기 살 정도 였응께
그라믄 농사도 도시서 샐러리맨 하는 것보다 훨 낫겄소 안
그래봐야 뭔 소용이 있간디요
한 해 조믄 시 해는 갈아 엎어야하는디
하얀 것 누르통통한 것 뒤섞인 계란 한 판을 부끄럽게 내미신다
-전문 (p.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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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의식』 2022-가을(128)호 <신작시>에서
* 이지엽/ 1982년 한국문학 백만원 고료 신인상에 시 부문 &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시조 부문 등단, 시집『씨앗의 힘』, 시조집『사각형에 대하여』등, 연구서『한국 전후시 연구』『현대시 창작강의』, 진도에 <시에그린 한국시화 박물관> 설립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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