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
이화은
여자가 쉐터를 푼다
남자의 뺨을 때리런 오른쪽 팔이 없어졌다
구경하던 왼쪽 팔이 없어졌다
잠시 여자가 손을 멈추고 인공 눈물을 넣는다
다시 목을 푼다 목을 꺾듯
아직도 붉은 꽃을 가슴에서 풀어낸다
꽃이 사라지자 가슴도 사라졌다
마라톤 선수처럼
여자가 달린다 여자를 따라 빙빙 털실이 달린다
트랙을 수백 바퀴 돌아도
여자의 눈물을 훔쳐 간 도둑을 잡을 수가 없다
털실 뭉치가 자꾸 커진다
남자를 다 풀어낸 여자가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다시 눈물을 넣는다
아무도 여자가 운다고 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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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편견』 2021-겨울(20)호 <시편이 초청한 시인의 신작시와 대표시Ⅰ/ 대표시>에서
* 이화은/ 1991년『월간문학』으로 등단, 시집『이 시대의 이별 법』『나 없는 내 방에 전화를 건다』『절정을 복사하다』『미간』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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